2016/10/31

Meditations behind Bars 3

In memory of the late legendary musician...
The meaning of an artistic piece differs depending on how audience appreciate/interpret it. 
As for me, "you" in the lyrics below is not the one in a romantic relationship. 
But rather "you" is truth, myself in the quest for justice, or democracy.  

Here, I Stand for You

Promise, devotion, destiny, eternity, and love
I still believe in these words. Forever. 
난 바보처럼 요즘 세상에도 운명이라는 말을 믿어      
그저 지쳐서 필요로 만나고 생활을 위해 살기는 싫어
하지만 익숙해진 이 고독과 똑같은 일상도 한 해 또 한 해 지날수록 더욱 힘들어
등불을 들고 여기 서 있을게 먼곳에서라도 나를 찾아와
인파속에 날 지나칠때 단 한번만 내 눈을 바라봐          
난 너를 알아볼수 있어 단 한 순간에
'Cause here I stand for you
난 나를 지켜가겠어 언젠간 만날 너를 위해
세상과 싸워 나가며 너의 자릴 마련하겠어
하지만 기다림에 늙고 지쳐 쓰러지지 않게 어서 나타나줘



남의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고집 센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남의 호의를 받아들일 줄 모르는 좁은 속을 핀잔하기도 하고, 가난이 만들어놓은 비뚤어진 심사를 불쌍하게 여기기도 하고, 단 한 개의 창문도 열지 않는 어두운 마음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남의 호의를 거부하는 고집이 과연 좁고 비뚤고 어두운 마음의 소치인가... 도움을 받는 쪽이 감수해야 하는 주체성의 침해와 정신적 저상(沮喪: 기운을 읽음)이 그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가에 대하여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서둘러 자기의 볼일만 챙겨가는 처사는 상대방을 한 사람의 인간적 주체로 보지 않고 자기의 환경이나 방편으로 삼는 비정한 위선입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비좁은 마음을 탓하기도 하였지만, 순수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저의를 뒤늦게 발견하고는 스스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남의 호의를 거부하는 고집에는 자기를 지키려는 주체성의 단단한 심지가 박혀 있습니다. 이것은 얼마간의 물질적 수혜에 비하여 자신의 처지를 개척해나가는 데 대개의 경우 훨씬 더 큰 힘이 되어줍니다.
사람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뿐이며,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스스로 도우는 일'을 도울 수 있음에 불과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아라공의 시구를 좋아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됩니다.

2016/10/20

Meditations behind Bars 2

저마다의 진실
각기 다른 골목을 살아서 각각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방에서 혼거하게 되면 대화는 흔히 심한 우김질로 나타납니다.
섬 사람에게 해는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지며, 산골 사람에게 해는 산봉우리에서 떠서 산봉우리로 지며, 서울 사람에게 있어서 해는 빌딩에서 떠서 빌딩으로 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섬 사람이 산골 사람을, 서울 사람이 섬 사람을 설득할 수 없는 확고한 '사실'이 됩니다.
경험이 비록 일면적이고 주관적이라는 한계를 갖는 것이긴 하나, 아직도 가치중립이라는 '인텔리의 안경'을 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경험을 인식의 기초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공고한 신념이 부러우며, 경험이라는 대지에 튼튼히 발 딛고 있는 그 생각의 '확실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추론적 지식과 직관적 예지가 사물의 진상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것이라면, 경험 고집은 주체적 실천의 가장 믿음직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몸소 겪었다는 사실이 안겨주는 확실함과 애착은 어떠한 경우에도 쉬이 포기할 수 없는 저마다의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난삽한 논리와 경직된 개념으로 표현되지 않고 생활 주변의 일상적인 사례와 서민적인 언어로 나타나는 소위 예술적 형상화가 이루어진 상태를 가히 최고의 형태로 치고 싶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오진을 스스로 깨닫도록 은밀히 도와주고 끈기 있게 기다려주는 유연함과 후덕함을 갖추는 일입니다.
군자성인지미(君子成人之美), 군자는 타인의 아름다움을 이루어주며, 상선약수(上善若水
 ), 최고의 선은 순조롭기가 흡사 물과 같다.


더위 피하기 겸해서 십팔사략(十八史略)을 읽고 있습니다. 은원(恩怨)과 인정, 승패와 무상, 갈등과 곡직(曲直)이 파란만장한 춘추전국의 인간사를 읽고 있으면 어지러운 세상에 생강 씹으며 제자들을 가르치던 공자의 모습도 보이고, 천도(天道)가 과연 있는 것인가 하던 사마천의 장탄식도 들려옵니다. 지난 옛 사실에서 넘칠 듯한 현재적 의미를 읽을 때에는 과연 역사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살아있는 대화이며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더위 속에서도 항상 '정신의 서늘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칠야의 어둠이 평단(平旦)의 새 빛에 물러서는 이 짧은 시간에, 저는 별이 태양 앞에 빛을 잃고, 간밤의 어지럽던 꿈이 찬물 가득한 아침 세수대야에 씻겨나듯이, 작은 고통들에 마음 아파하는 부끄러운 자신을 청산하고 더 큰 아픔에 눈뜨고자 생각에 잠겨봅니다

Mr. Shin's thoughts are evocative of poet Dongju Yun's work. Both reflect on their life even at the hardest moment, striving for truth, morality, and justice.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나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Foreword

Wishing not to have
so much as a speck of shame

toward heaven until the day I die,
I suffered, even when the wind stirred the leaves.

With my heart singing to the stars,
I shall love all things that are dying.

And I must walk the road
that has been given to me.

Tonight, again, the stars are
brushed by the wind.





2016/10/16

Insightful viewpoints in articles

"글로벌 사회에서는 뿌리가 없는 사람일수록 높이 평가받는다. 지금 일본에서 부러움을 사는 사람이라면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외국에 집과 친구가 있는 사람' '1년에 절반 정도는 외국에서 체류하는 사람' 등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어를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일본 내 커뮤니티가 필요 없는 사람, 극단적으로는 당장 일본 열도가 붕괴하고 원전이 재폭발해도 도망가면 그뿐일 사람들이 지금 일본의 권력과 재력을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지은이의 말은 전광용의 단편소설 <꺼삐딴 리>의 주인공을 저절로 떠올려준다. 일제강점기 제국대학 의학부를 수석 졸업한 외과의사 이인국은 일제강점기에는 친일파로, 광복 직후에는 친러파로, 한국전쟁 이후에는 친미파로 잽싸게 변신한다. "그 사마귀 같은 일본 놈들 틈에서도 살았고, 닥싸귀 같은 로스케 속에서도 살았는데 양키라고 다를까... 혁명이 일겠으면 일구, 나라가 바뀌겠으면 바뀌구, 아직 이 이인국의 살 구멍은 막히지 않았다."


물리학은 정말로 속성상 '비여성적인' 학문일까? 답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얼마전에 번역된 책 <평행 우주 속의 소녀>가 실마리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예일 대학 물리학과의 첫 여성 졸업생이었던 저자 아일린 폴락은 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며 현장을 취재했다. 결론은 이렇다.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흔히 다른 여러 분야에도 재능이 있으며, 어떤 재능을 더 살려야 할지를 결정할 때, 좀 더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분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요컨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도 여성은 물리학을 잘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암시가 넘치는 환경과, 역할 모델이 될 여성 물리학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말하기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 살해사건 이후 이루어지고 있는 추모 행렬과 직접적인 행동들은 가부장제 한국 사회에서 사소하게’ ‘개인적으로’ ’피해자의 탓으로만들어놓았던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가 몇몇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임을,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성차별적 사회 문화를 바꾸지 않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말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고미경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믿음과 변화를 위한 행동>


대통령 심기가 통치하는 나라 -천관율 기자 
스페인 태생의 정치학자 후안 린츠는 '권위주의'라는 개념을 정치학에 도입한 선구자다. 정치체제를 민주주의 아니면 전체주의로만 구분하던 1960년대에 린츠는 비민주적이면서도 전체주의와는 구분되는 통치형태로 권위주의를 제안했다... "권위주의는 전체주의처럼 이데올로기에 의거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쥔 사람들의 멘탈리티에 따라 작동한다."
'권력자의 멘탈리티에 따라 작동하는 통치'는 외부의 목표에 구속받는 대신 권력자의 심기에 따라 작동한다. 그래서 권위주의로 미끄러지는 정권에서는 통치의 합리성이 갈수록 사라진다.
겉으로만 보면, 임기 전반기나 지금이나 박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대체로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대결로 이끌어가고, 달래기보다는 도발하고, 타협하기보다는 고립시켜 제거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통치 스타일의 공통점을 넘어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임기 전반기만 해도, 찬반을 떠나 통치행위의 목표가 존재했다. 임기 첫해의 전교조 때리기, 임기 전반기를 끌어온 통합진보당 때리기, 노동개혁과 임금피크 정국을 이끌어왔던 정규직 노조 때리기 등은 하나의 일관된 전략 프로세스였다. 
첫째,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좁아야 한다. 둘째, 대상의 전투력과 결집력이 높을수록 좋다. 지지 기반이 좁은 조직이 결집력과 전투의지만 강할 경우 확산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셋째, 중산층이나 온건파가 공포를 느끼고 이탈하는 전장을 정교하게 고른다. 북한 문제, 노동 문제, 폭력 집회는 중산층과 온건파를 밀어내기 쉬운 이슈다. 이 세 요소가 합쳐지면, '똘똘 뭉친 소수 반대파 대 방관하는 다수파' 구도가 등장한다. 정부는 소수의 반대파를 도발해 뭉치게 하고, 최대한 강경한 선택을 하도록 부추긴다. 그렇게 형성된 강경반대파는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할 중산층 온건파를 밀어내는 효과를 낸다. 결국 반대 여론은 고립되고, 헌법재판소 담장과 경찰 차벽 아래에서 산화해버리는 경로를 탄다. 


미국 흑인은 엎드려도 총을 맞는다 -장정일
노예제도는 어느 모로 보나, 자유와 평등을 모토로 내건 미국의 건국 이상에 걸맞지 않았다. 특히 이 제도는 미국의 바탕을 이루는 기독교와 크게 모순되었다. 하지만 노예해방을 놓고 남북 사이의 갈등이 높아지면서, 노예제 찬성론자는 물론이고 남부의 교회 목사들은 성서로부터 흑인 차별의 근거를 찾았다. 남부 재력가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흑인을 노예로 부려도 된다는 신학적 정립 작업에 나섰던 당시의 남부 침례교단은 훗날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의 모태가 되고, 현재도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우익 보수주의 세력으로 남아있다. 

Voluntary Childlessness

It takes guts to say: 'I don't want children'  
- Polly Vernon from The Guardian, June 14, 2009


Cameron Diaz admits she's happy to be childless. Yet few women - or men - will praise her stance.


Cameron Diaz always struck me as sensible. Maybe because she never joined Scientology, or married anyone patently ridiculous, despite toiling for a decade and a half at the coalface of Hollywood A-listiness. Maybe because she gives a damn fine impression of not taking herself too seriously.
Last week, Diaz proved herself especially sensible. I'll go further. She was wise, insightful, right.
The actress told Cosmopolitan magazine that being a woman and admitting you didn't want children is taboo. "I think women are afraid to say that they don't want children because they're going to get shunned ... I have more girlfriends who don't have kids than those that do. And honestly? We don't need any more kids. We have plenty of people on this planet."
Diaz, who is 36, didn't go as far as to say that she definitely does not want children. But to be openly, loudly undecided on the issue - at the point when her biological clock should be ticking so loudly that she can hardly sleep, eat or think about anything else - is to be brave enough, frankly. It's an admission that invites suspicion and pity. To be a thirtysomething woman in 2009 and not want a child so desperately that you think you might die is simply not allowed.
In February, I wrote a column for Observer Woman about not wanting children. I am 37, nearly a year to the day older than Diaz and I just don't. I never have.
Unlike Diaz, I did not know that voluntary childlessness is an unacceptable crime to cop to. I thought I was merely expressing an opinion. I thought that people who want - or have - children, would accept that I do not, just as I accept their choice. After all, it's my (notional) babies I am rejecting, not theirs.
I was wrong.
I stated my case. I listed my reasons, even though it annoys me that the child-free have to justify their status. No one ever asks a parent why they have kids. But I explained that I like my life as it is, my lifestyle, my career. I explained that I had felt this way for 30 years - and that even though all the things that were supposed to change my mind (love, a long-term relationship, pressure from breeding contemporaries) had happened to me, I remain resolutely childless.
I explained that I like the potential of my childless existence: to travel, sleep, read, drink, watch HBO box sets, have feckless fun.
I talked about how difficult it is to be child-free, when popular culture fetishises parenthood in general and motherhood in particular. When the dramatic arc of all TV dramas, of all rom-coms, is dependent on someone becoming pregnant and finding true happiness as a consequence. Babies are the newest archetype on the happy ending, therefore not wanting them is tantamount to not wanting to be happy.
I talked about how weird it is to be disconnected from this baby-crazy culture. Like being sober while everyone else is drunk. I talked about how strange it is to not even care whether or not I'm infertile, when apparently it's all anyone else thinks about.
Was I antagonistic? Possibly. I tried not to be, but I am passionate about this. I was certainly a bit sensational, a bit flippant. The headline referred to the rise of the "dummy mummy" generation - an inflammatory turn of phrase.
The reaction to the piece was terrifying. Emails and letters arrived, condemning me, expressing disgust. I was denounced as bitter, selfish, un-sisterly, unnatural, evil. I'm now routinely referred to as "baby-hating journalist Polly Vernon".
So yes, Cameron Diaz, I can tell you from experience that you are right. Admit that you don't ache for children with every fibre of your being and you will be shunned. Shunning's the tip of the iceberg. I wish I'd been shunned. Shunning would have been blissful, relatively.
The furore's blown over; my childlessness endures. I've registered a gender split in the way people respond to it, if it comes up socially.
Women might think I'm in denial, but they let me get on with it now. Men, meanwhile, are astounded. Flummoxed. They become aggressive, sneering. They psychoanalyse me, they try to work out what's wrong with me. Who knows why? Perhaps they feel rejected. Perhaps the idea that there are women at large who are not actively pursuing their sperm is an out-and-out affront to a certain kind of man. The same men who have spent years believing that all women secretly want to trap them into commitment and fatherhood, probably.
For whatever reason, I've been pulled up on my wanton childless status, loudly and at length, by three different men, in three different pubs, over the course of the last fortnight alone.
Here's the thing: we need to stop pretending that childlessness isn't happening to us. It is. The birth rate in Europe is in steep decline. We know this. We know that, currently, 40% of UK university graduates aged 35 are childless and that at least 30% will stay that way permanently. We know that much of this childlessness is involuntary or, at least, unconsidered, the consequence of infertility, a lack of opportunity or leaving it too late.
But some of it will be like mine - cherished, rigorously maintained, valued. For everyone's sake, it's good to have that sort of a blueprint on a life without children. Childlessness is going to be a feature in many of our lives; we need to start seeing it as a choice, a valid option, rather than a failing. We certainly need it not to be taboo.
We need to stop making the voluntarily childless feel like they have a guilty secret. We need to stop shunning or vilifying the likes of me (in this instance, at least), and, much more importantly, Cameron Diaz and her mates.


2016/10/06

Meditations behind Bars 1

The book, Meditations behind Bars, was compiled from the letters and notes its author, Young-bok Shin had exchanged with his family members for 20 years (1968-1988) behind bars. 
He was imprisoned for unfair allegations to restrict dissidents and political criticism, which was similar to McCarthyism, prevalent in South Korea under a former dictator who didn't have political legitimacy. 
Even at his deepest moments of despair, he kept a strong spirit and transformed himself into a sage while reading classics and reflecting on them. The book is full of his great insight into life, and I'm overwhelmingly inspired by the way he thought and behaved in the confined cell. Only his body in bondage; his mind in dogged determination. 
Below are memorable quotes from the book.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스스로 시대의 복판에 서기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시대와 역사의 대하로 향하는 어느 가난한 골목에 서기를 주저해서도 안 되리라 믿습니다.

사다리를 올라가 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글씨가 바른지 삐뚤어졌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코끼리 앞에 선 장님의 막연함 같은 것입니다. 저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봄으로써 겨우 바른 글씨를 쓸 수 있었습니다.

생각의 껍질
새벽에 눈뜨면 시간을 어림하기 위하여 먼저 창문을 올려다봅니다. 방에 불이 켜 있어 어둠의 깊이를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불빛을 받아 희미하게 드러난 쇠격자 사이로 짙은 먹및 유리창에 미명(微明)의 푸른 빛이 엷게 배어나기 시작하면 새벽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날 새벽이 자라고 있는 창 밑에서 저희는 이따금 책장을 덮고 추상(秋霜)같이 엄정한 사색으로 자신을 다듬어가고자 합니다. 영위하는 일상사와 지닌 생각이 한결같지 못하면 자연 생각이 공허해지게 마련이며 공허한 생각은 또한 일을 당함에 소용에 닿지 못하여 한낱 사변일 뿐이라 믿습니다. 저희들이 스스로를 통찰함에 특히 통렬해야 함이 바로 이런 것인즉, 속빈 생각의 껍질을 흡사 무엇인 양 챙겨두고 있지나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문자를 구하는 지혜가 올바른 것이 못됨은, 학지어행(學止於行), 모든 배움은 행위 속에서 자기를 실현함으로써 비로서 산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항시 당면의 과제에 맥락을 잇되, 오늘의 일감 속에다 온 생각을 가두어두지 않고 아울러 내일의 소임을 향하여 부단히 생각을 열어나가야 함이 또한 쉽지 않음을 알겠습니다.
1981. 10. 21.

교(巧)는 그 속에 인생이 담기지 않은 껍데기이며, 고(固)는 제가 저를 기준삼는 아집에 불과한 것이고 보면 윤집궐중(允執厥中) 역시 그 중(中)을 잡음이 요체라 하겠습니다만, 서체란 어느덧 그 '사람'의 성정이나 사상의 일부를 이루는 것으로 결국은 그 '사람'과 함께 변화, 발전해감이 틀림없음을 알겠습니다.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사람의 마음-욕정에서 나온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도를 지키려는 마음-의리에서 나온 마음-은 극히 희미한 것이니, 정신 차리고 오직 하나로 모아 그 중정을 진실로 잡아야 한다.<서경 우서 대우모>

There are two emotions Mr. Shin has after reading the letters his father sent him. 첫째는, 저는 아버님으로부터 별로 이해되고 있지 않다는 일종의 소외감 같은 것입니다. 저에게는 아버님으로부터 아버님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사상과 개성을 가진 한 사람의 '청년'으로서 이해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둘째는, 아버님이 보내주신 편지의 대부분은 "집안 걱정 말고 몸조심하여라"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지금의 저에게 건강이 가장 중한 일이며 또 아버님께서도 가장 걱정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아버님으로부터 좀 다른 내용의 편지를 받고 싶습니다. 예(例)하면 근간에 읽으신 서문(文)에 관한 소견이라든가 최근에 겪으신 생활 주변의 이야기라든가 하는 그런 구체적인 말씀을 듣고 싶은 것입니다. '염려의 편지'가 '대화의 편지'로 바뀌어진다면 저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님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극을 가리키는 나침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여윈 바늘 끝을 떨고 있습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우리는 그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 바늘 끝이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합니다. 이미 나침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 compass needle pointing north is trembling all the time for fear of something. As long as the thin needle is shaking, the direction is accurate enough to rely on. Yet it's time to discard the compass when the tip stops shaking and gets fixed. It no longer is a compass. 
어디든 지금 있는 곳이 내가 배울 곳이다